어둠이 내린 제주의 도로는 차가 없었다. 지리적으로 여기가 섬이어서인지, 여행을 온 지금의 들뜬 마음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이곳의 나는 단지 이방인일 뿐이라는 데서 오는 정신적 가벼움 때문인지, 제주의 밤 도로는 공기도 향기도 솜털 같기만 했다.
아 몰랑 제주 여행기_7_두번째 밤은 서귀포에서
😊 제주도 기념품샵_ 서귀포 제스토리
저녁 먹기 전 관광기념품을 사러 잠깐 들렀다. 친구가 회사와 지인, 가족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서기도 하고 나도 제주도 관련 소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했다. 도착해 보니 2층으로 된 매장에는 웬만한 제주도 관광상품과 기념품, 각종 문구와 소품에서 식품까지 한데 모여 있었다. 여기뿐만 아니라 옆으로도 소품샵이 있어 짧은 거리를 잠깐 오가며 기념상품을 구경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나는 딱히 사고 싶은 건 없어서 2층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파도가 울렁이는 것을 보며 친구의 쇼핑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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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이 끝난 후에 근처에서 저녁을 먹을까 잠깐 돌아봤지만 그다지 먹고 싶은 것이 없었다. 어디 가지? 차 안에서 이래저래 검색을 하다가 "여기까지 와서 흑돼지 한번 먹어봐야지"로 말이 이어졌고 바로 끄덕이며 흑돼지 맛집 주소를 네비에 입력했다.
흑돼지 맛집을 찾아 해가 지고 있는 구불구불길을 달렸다. 번화가에서는 한참 안으로 들어온 것 같다. 나는 제주도 하면 서귀포시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거기가 세상없을 관광지, 번화가 중 최고의 번화가일 거라 생각하고 대부분의 SNS나 블로그에 올라오는 핫한 장소는 거기 다 몰려 있겠지 했는데 의외로 찾아가 보면 번화가에서 벗어나야 하는 장소가 많았다. 또 다들 어떻게들 알고 그 안까지 들어오는 거다. (신기방기)
😊 제주 곰집 흑돼지
가격대는 높았다. 어딜 가나 음식비가 비싼 편이기도 했다. 관광지니까 그렇겠지 생각하다가도 제주도는 인건비도 높은가? 여기 살려면 돈 많이 벌어야겠다. 아니면 이런 곳은 현지인은 오지 않는 관광객만 오는 그런 곳인가? 이런 삐딱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제대로 된 고기 맛집이었다. 그리고 직원분이 한 땀 한 땀 구워서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 여러 가지 조합을 체험하게 해 주셨다. 한점 구워 주시며 "여기 젓갈에 찍어 먹어봐요." 또 한점 구워주시며 "이번엔 여기 싸 먹어봐요." 함께 나오는 반찬들로 끝도 없는 조합이 나왔다.
그렇게 거의 밥을 떠먹여 주시다시피 했다. 유쾌하게 저녁 식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배부르게 먹고 둘이서 팔구만 원 정도 나왔다. 삼겹살을 이 돈 주고 먹은 적이 있나 모르겠다. 예민해질 만큼 굶주렸던 배를 채우고 나갈 때가 되니 좌석이 만석이었다. 매장 앞에는 주차할 자리도 없었다. 매장에서 더 안으로 들어가면 별도 주차장이 있는데 들락날락하는 길목이 좁아서 저 안에 주차하면 좀 귀찮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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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배가 부르니 절정으로 그냥 눕고 싶어졌다. 이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숙소로 (제발) 가자. 어둠이 내린 제주의 도로는 차가 없었다. 다들 일찍 일찍 들어가나 보다. 지리적으로 여기가 섬이어서인지, 여행을 온 지금의 들뜬 마음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여기서 나는 단지 이방인일 뿐이라는 데서 오는 가벼움 때문인지, 제주의 밤 도로는 공기도 향기도 솜털 같기만 했다. 숙소로 향할수록 점점 더 인적 하나 없는 길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어둠에 홀려 무의식으로 흐를 즈음 오늘 묵을 숙소가 나왔다.
😊 더큐브리조트
그럴 줄 몰랐는데 도착해 보니 엄청 큰 곳이었다. 전체적인 느낌이 단체 관광객이 많이 오는 숙소로 보였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깔끔하고 꽤 넓긴 했지만 냉장고가 고장 나 있었다. 프런트에 전화해 냉장고를 교체하고 짐을 정리하다 보니 밤이 늦어졌다. 이제 정말로정말로! 최상으로 그냥 쉬어 버리고 싶었지만 내일 뭐할지 어딜 갈지를 어느 정도는 정해둬야 했다. 친구와 각자 침대에 대자로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렇게 손가락과 입만 움직여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또 급하게 ( 우리가 그렇지 뭐...) 내일은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해보자고 결정했다. 그래 이제 됐다. 굿 나잇!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했다. 어젯밤에 너무 늦게 도착해 숙소를 돌아보지도 못했다. 날이 밝고 보니 전형적인 수학여행 때 왔을만한 숙소였다. 그날도 단체 관광객이 많아 보였다. 계단식으로 층층이 건물이 뒤로 쭉 이어져 있어서 호실을 잘 알아두지 않으면 찾는데 헷갈릴지도 모르겠다. 주변은 정말 휑했고 공사 현장이었다. 웬만하면 모든 볼일을 마치고 들어오는 것이 좋다. 어제 우리가 먼저 숙소로 가지 않고 볼일 다 끝난 후에 들어간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어젯밤에 보니 리조트 내에 전기차 충전소가 있길래 시간 될 때 충전해 둘까 싶어 봤더니 다른 차가 이미 하고 있었다. 이 큰 리조트에 전기 충전소가 달랑 두 군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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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hequberesortjeju.com/
이제 셋째 날이 되었다. 오늘도 잘 돌아다녀 보자. 일단 아침 좀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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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는 여기입니다.
8_ 셋째 날 시작! 서귀포 매일올레시장과 도자기 공방 체험
12_다시 제주공항에서_ 여행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일상으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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