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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여행이지/독서

'다름'이 행복한 _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_ 북 리뷰

by 연습중인최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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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가 책에서 나오는 문제의 어느 것 하나 이상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책에서 계속 강조한다.
'남과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이처럼 당연한 것을 알고는 있다.
하지만 막상 그 당연함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살고 있다.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_ 북 리뷰





요즘 유튜브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영상을 (왠지 모를 알고리즘에 반강제로) 많이 보게 되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재미있다고 많이들 말하더라. 모바일 뉴스 채널에서는 관련 기사도 수없이 메인에 뜬다. 이러니 대략적인 내용을 모를 수도 없었다. 이 책도 자폐증 스펙트럼 안에 있는 아이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책을 선택한 이유가 드라마 때문은 아니다. 몇 달 전에 서점을 둘러보다가 책 표지와 삽화가 예뻐서 뽑아 들고 서가 앞에서 몇 장 읽고 왔었다. 그리고 책 추천 글을 써야 하는 과제에 '나와 다름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나도 포함해서 읽어 보자고 했던) 책'으로 이 책을 썼다. 문득 그게 떠올라 뒤의 내용이 궁금하던 참에 도서관에서 책을 검색하니 마침 딱 대출이 가능했다. 글도 그림도 참 귀여운 소설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길지 않아서 시원한 도서관에서 한두 시간 읽고 오기에도 좋다.



책의 도입부에서 주인공에게 '장애인'이라고 놀리는 무리가 등장한다. 당연히 그걸 본 대부분 '나쁘다'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나는 어떤가.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어떤 결핍이 있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보다 뛰어남을 가진 사람에게도 나보다 못한, 또는 내가 가진 것을 가지지 못했다 여겨지는, 어떤 부분을 찾아내고 말겠다는 건지도 모른다. 그럼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걸까. 당장 출퇴근 길에 지하철역에서 본, 몸이 불편해 보이는 분들을 나는 돕지 못한다. 어떨 때는 지레 겁내며 해를 입을까 피하기도 했다. 그런 내가 이 무리를 나쁘다 말할 수 있을까. 드라마를 보며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에게는 열광할 수 있을까.



책에 나오는 오로르의 주변 인물들은 모두 외로움과 슬픔을 가지고 있다. 또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의 관계에서 오는 복잡성, 개개인이 가지는 결핍... 책의 등장인물들은 나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 오로르도 현실 세계인 '힘든 세상'과 정 반대의 현실 세계보다 색이 더 밝고, 다른 사람들처럼 말을 할 수 있고, 오브라는 뭐든 함께하는 친구도 있고, 모두가 아무 걱정 없는 세상인 '참깨 세상'을 동시에 살고 있다. 어쩌면 현실에서 어느 구석 밀어 두고 있는 결핍과 슬픔에 그 세상을 살게 된 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가 책에서 나오는 문제의 어느 것 하나 이상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책에서 계속 강조한다.
'남과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이처럼 당연한 것을 알고는 있다. 하지만 막상 그 당연함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살기도 한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고, 내가 그들에 비해 가지지 못한 것을 탓하고 위축되어 마음을 쓰기도, 어느 날은 남의 것을 '틀린 것'이라 생각하고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다. 참 웃긴다. 세상에서 보편적인 생각과 행동, 또는 소유한 모든 유무형의 것을 기준으로, 그것과 다른 것을 '틀린'것으로 내몰아 버린다면, 나야말로 엉망진창으로 '틀려버린' 사람인데 말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남과 비교하는 것이 내 삶에 도움 하나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것도 당연하지만, 온전히 생각이 거기에 적응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아직 나도 한참 멀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이들에 혼자 상상한 이유를 붙여가며 합리화할 필요도, 또는 어느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동정할 필요도 없다. 때로는 그런 기준도 의미 없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듯이 남을 통해서 내 행복을 찾을 필요도, 내가 그들의 행복에 책임을 가질 필요도 없는 거다. 자신의 행복은 각자의 책임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걸 선택하는 것도 각자의 몫이다. 남의 틀에 나를 맞출 필요도, 내 틀에 남을 억지로 끼워 맞출 필요도 없다.




책 중에서

- 바로 그때, 나는 내가 쓴 글을 도로테의 얼굴 앞에 내밀었다. 읽지 않을 수 없게 눈앞에 들고 있었다.
“어젯밤에 엄마한테서 저능아라는 말을 들었지? 엄마한테 늘 심한 말을 듣지? 그래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거야.”
도로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큰 비밀을 들킨 듯한 표정. 내 말이 맞을걸.
도로테가 씩씩대며 말했다. “우리 엄마가 그런 말 한 거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았냐고?”
나는 방금 새로 쓴 글을 내보였다.
“네 눈을 보면 난 다 알아.”


- 언니는 속으로 생각했다. ‘다들 오로르, 오로르, 오로르는 뭐든지 알고, 용감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해. 오로르가 태블릿을 써서 말하기 때문이야. 장애인이기 때문이야.’
장애인. 나는 조지안느 선생님에게 장애인이 무슨 뜻인지 물어보았다. 선생님은 내가 자폐아로 태어났는데, 그건 별일 아니라고 말했다. 그냥 세상을 다른 식으로 보는 거라고. 자폐아는 독특하고, 자폐에 한 가자 종류만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너는 자폐증 때문에 보통 사람들처럼 말할 수 없지만, 네가 가진 초능력을 생각해 봐!”


- "맞아, 이 이야기는 다른 때에 나누고 싶었어. 맞아, 나는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싫어. 장애인이라고 하면 계속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보이고,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거든.”


- "오로르, 알아야 할 게 있어. 다른 사람의 행복은 네 책임이 아니야. 네 행복이 남의 책임도 아니고.”
“그래도 행복해지도록 남을 도울 수는 있죠.”
“그래. 시도할 수는 있어. 남을 도우려고 하는 건 아주 좋은 일이기도 해. 그렇지만 인생을 더 밝게 보도록 남을 설득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인생을 달리 보는 건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이야.”
“행복은 선택이에요?”
“모든 건 선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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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르 - YES24

언제부터 ‘다르다’는 ‘틀리다’가 되어버렸을까 “평범하게 사는 게 최고다. 남들만큼만 해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 그리고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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