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든 것에는 만든 사람의 온전한 생각이 그대로 거기에 담기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수공예품을 볼 때, 그 작품은 때때로 어떤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서울공예박물관과 기획전 [공예, 시간과 경계를 넘다]_관람 후기
왜 유독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서 우뚝 으악! 하고 서 있는 유명 건물들이 있지 않나. 들어가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서울 공예박물관은 주변의 환경에 녹아들어 은은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안국역 출구에서 나와 바로 옆 길에 들어서면 보이는 요란스럽지 않은 표지와 잔디, 그렇게 잔잔하게 안내받은 길목으로 보이는 그 광경이 부담스럽지 않아 나도 그 장소에 동화되어 자연스럽게 산책하듯 전시장으로 들어섰다.
예약은 따로 할 것 없이 자유롭게 전시관을 드나들 수 있었다. 하지만 전시관이 3동으로 나눠져 있고 건물과 건물이 연결된 통로가 일정하지 않으니, 동선을 잘 고려해 관람해야 길을 헷갈리지 않고 주욱~걸어 나가면서 한 번에 볼 수 있을 것 같다.
전시는 먼저 우리나라의 공예의 역사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그리고 차례대로 나전칠기를 만드는 과정과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과정 등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전시하고 영상으로도 알려준다.
또 사물만 덩그러니 놓여 그 아래 제품명과 사용목적에 대해 명찰을 달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쓰임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도 깨달음을 준다.
그렇게 과거에서부터 역사에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보자기와 자수 공예, 도자기 공예, 금속 공예 등 오래전부터 장인이 손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온 작품과 과정, 그리고 그것이 지금 시대에 따라 소재와 제작 방식 등이 달라지면서 어떻게 이어져 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기획전인 [공예, 시간과 경계를 넘다]에서는 전통 공예 기법에 이어 새로운 형식과 재료로 만든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손으로 만든 것에는 만든 사람의 온전한 생각이 그대로 거기에 담기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수공예품을 볼 때, 그 작품은 때때로 어떤 스토리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의 의도라던가, 그려진 무늬와 사용된 기법, 재료에 깃든 사연, 또는 이 제품을 쓰는 이들의 이야기 같은 이 수공예품에 담긴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전시보다 더 많은 감정과 생각을 남긴다. 일상에서 무신경하게 지나쳐 버리는 사물에 담기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한다.
전시관 1동에는 공예 도서실도 있다. 공예와 디자인 관련 서적이 많고, 앉아서 읽을 공간이 넉넉하고, 또 분위기도 책 읽기 딱 좋다. 그러니 전시 관람뿐 아니라 시원하게 앉아서 책 한 권 읽고 오기에도 좋은 곳이다.
📌 전시 관람 TIP
1. 전시동이 3동이어서 동선을 잘 고려해 관람하시길 바래요!
2. 건물 밖으로도 한 바퀴 돌아보시면 고즈넉한 산책로가 아닐까 합니다.
3. 어린이박물관 관람 예약(사전예약/현장 예약)은 따로 하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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